애플 실적이 오늘 아침(한국시간) 발표됐습니다. 매출도, 이익도, 아이폰 판매도 전부 시장 예상을 넘겼는데, 주가는 시간 외 거래에서 6% 넘게 빠졌습니다. 반면 같은 날 실적을 낸 아마존은 10% 가까이 급등했죠. 같은 날, 같은 어닝 시즌인데 왜 이렇게 갈렸는지 하나씩 뜯어보겠습니다.
숫자만 보면 나무랄 데 없는 분기
애플의 회계연도 3분기(4~6월) 매출은 1,094억 달러로 월가 예상치 1,086억 달러를 넘겼습니다. 주당순이익은 2.02달러로 예상치 1.89달러를 여유 있게 상회했고, 매출총이익률은 50.1%까지 올라왔습니다. 무엇보다 아이폰 매출이 543억 달러로 전년 대비 22% 급증한 게 눈에 띕니다.

아이폰이 한 분기에 22% 성장하는 건 요즘 애플에게 흔한 일이 아닙니다. 애플 인텔리전스의 중국 출시 이후 중화권 수요가 살아난 데다, 폴더블 출시를 앞둔 구형 모델 수요까지 겹친 결과로 보입니다. 이번 분기는 팀 쿡이 CEO로서 진행한 사실상 마지막 실적 발표라는 점에서도 상징성이 있었는데, 숫자만 보면 꽤 괜찮은 마무리였습니다.
주가를 끌어내린 건 ‘공급’이라는 단어
문제는 다음 분기 가이던스였습니다. 애플은 9월 분기 매출 성장률을 전년 대비 9~11%로 제시하면서, 아이폰·아이패드·맥 전반에서 공급 제약이 6월 분기보다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환율도 성장률을 2.5%포인트 깎아먹는 역풍이 될 거라고 했죠. 이 발표 직후 애플 주가는 시간 외 거래에서 6% 넘게 급락했습니다.

첨단 노드가 부족하다는 말의 무게
팀 쿡은 공급 제약의 원인을 “수요 예측 문제”라고 설명했습니다. 아이폰과 맥이 예상보다 훨씬 잘 팔려서 물량이 달린다는 얘기입니다. 특히 애플 칩이 생산되는 첨단 공정 노드의 가용량 자체가 부족하다고 언급했는데, 이건 TSMC가 최근 실적에서 보여준 것처럼 AI 칩 수요가 파운드리 첨단 공정을 빨아들이고 있는 상황과 정확히 맞물립니다. 솔직히 이 부분은 애플만의 문제라기보다 업계 전체의 문제라고 봅니다. AI 데이터센터와 스마트폰이 같은 공정을 두고 경쟁하는 시대가 온 거니까요.
아마존은 정반대, AWS 37% 성장
같은 날 실적을 발표한 아마존은 분위기가 완전히 달랐습니다. 2분기 매출 2,006억 달러로 사상 첫 ‘2,000억 달러 분기’를 찍었고, AWS 매출은 422억 달러로 전년 대비 37% 성장했습니다. 18개 분기 만에 가장 빠른 성장 속도입니다. 발표 직후 주가는 시간 외에서 10% 가까이 뛰었습니다.

AWS 영업이익은 166억 달러, 영업이익률은 39.4%까지 올라왔습니다. 여기에 앤트로픽 투자 지분 평가익 534억 달러가 순이익에 반영되면서 회계상 순이익은 626억 달러라는 비현실적인 숫자가 찍혔죠. 앤디 재시 CEO는 올해 설비투자가 2,200억 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밝혔는데, 어제 다룬 마이크로소프트와 메타의 실적에서 봤던 것과 같은 그림입니다. 클라우드 3강이 전부 “AI 수요가 공급을 앞선다”며 투자를 더 늘리고 있습니다.
같은 날 발표인데 왜 이렇게 갈렸나
두 회사의 실적 자체는 모두 좋았습니다. 갈린 건 ‘다음 분기 이야기’였죠. 시장이 어떻게 반응했는지 표로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 구분 | 애플 | 아마존 |
|---|---|---|
| 매출 | 1,094억 달러 (예상 상회) | 2,006억 달러 (예상 상회) |
| 하이라이트 | 아이폰 +22% | AWS +37% |
| 다음 분기 전망 | 공급 제약 확대 경고 | AI 수요 지속 자신감 |
| 시간 외 주가 | -6% 이상 | +10% 안팎 |
시장은 실적이 아니라 ‘스토리’에 돈을 건다
내 해석은 이렇습니다. 지금 시장은 분기 숫자가 아니라 ‘AI 시대에 어떤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가’에 값을 매기고 있습니다. 아마존·마이크로소프트·메타는 AI 인프라를 파는 쪽이거나 AI로 돈을 버는 구조를 증명했고, 애플은 잘 팔리는 하드웨어조차 첨단 공정 부족 때문에 못 만들 수 있다는 리스크를 보여줬습니다. 같은 ‘공급 부족’인데 한쪽은 성장의 증거로, 한쪽은 성장의 제약으로 읽힌 겁니다. 좀 가혹하다 싶지만, 이게 지금 어닝 시즌의 문법입니다.
앞으로 지켜볼 세 가지
이번 애플 실적 발표 이후 체크해 둘 포인트를 정리합니다.
- 9월 신제품 물량 — 공급 제약이 예고된 상태에서 가을 아이폰 신제품 초기 물량이 얼마나 나올지가 4분기 실적을 좌우할 겁니다.
- 파운드리 첨단 공정 쟁탈전 — AI 칩과 스마트폰 칩의 공정 경쟁은 내년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애플이 선급금으로 물량을 얼마나 확보하느냐가 관건입니다.
- 리더십 전환 — 팀 쿡 이후의 애플이 AI 전략을 어떻게 다시 쓸지, 차기 경영진의 첫 메시지를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제 예상으로는 애플 주가의 이번 조정은 실적 문제라기보다 심리 문제라서, 9월 신제품 수요가 확인되면 되돌아올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 다만 이는 개인적인 관측일 뿐이며 투자 판단은 전문가와 상담 후 신중히 하시길 권합니다. 상세 수치는 CNBC 실적 보도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번 어닝 시즌, 여러분은 어느 쪽 스토리에 더 공감하시나요? 댓글로 의견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