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 오브 워 라우페이 공개, 크라토스 없이도 통할까

지난 6월 2일 열린 플레이스테이션 스테이트 오브 플레이의 마지막을 장식한 건 누구도 예상 못 한 한 장면이었습니다. 크라토스가 아니라, 그의 죽은 아내 페이가 검을 들고 등장한 것입니다. 산타모니카 스튜디오가 발표한 신작 갓 오브 워 라우페이(God of War Laufey)는 시리즈 21년 역사상 처음으로 페이를 단독 주인공으로 내세운 정식 넘버링 타이틀입니다.

솔직히 트레일러를 처음 봤을 때는 “크라토스가 빠진 갓 오브 워가 통할까?” 하는 의문이 먼저 들었습니다. 그런데 20분 넘는 게임플레이를 곱씹어볼수록, 이건 단순한 외전이 아니라 시리즈의 결을 바꾸려는 큰 베팅처럼 보입니다. 오늘은 라우페이가 공개한 것들을 차분히 정리해 보겠습니다.

목차

갓 오브 워 라우페이, 페이는 누구이고, 왜 주인공이 됐나

페이의 정식 설화 속 이름이 바로 ‘정의로운 라우페이(Laufey the Just)’입니다. 요툰헤임 거인족의 최고 수호 전사이자, 그 유명한 리바이어던 도끼의 원래 주인이었죠. 2018년 갓 오브 워가 시작되기 전 그녀가 세상을 떠나면서 북유럽 사가 전체가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점을 떠올리면, 사실 페이는 늘 이야기의 중심에 있었지만 한 번도 화면 앞에 서지 못한 인물이었습니다.

갓 오브 워 라우페이 - Norse mythology female warrior holding a glowing magic sword, cinematic game key art style, dramatic lighting

이번 작품은 그 비어 있던 자리를 채웁니다. 자세한 설정은 플레이스테이션 공식 블로그의 첫 공개 글에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장례를 치른 페이가 낯선 땅에서 눈을 뜨고, 자신이 크라토스와 아트레우스를 지키기 위해 짜둔 계획이 무너질 위기에 처했다는 사실을 깨닫는 데서 이야기가 출발합니다. 흥미로운 건 산타모니카가 이걸 단순한 ‘프리퀄’이 아니라고 못 박았다는 점입니다. 크리에이티브 총괄 코리 발로그는 라우페이가 2018년작의 도입부와 나란히 흐르는 병행 시퀄에 가깝다고 설명했습니다. 죽기 전 이야기가 아니라, 죽은 뒤 그녀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가를 다루는 셈이죠.

에버웬, 신화가 뒤섞이는 사후 세계

이번 작품의 무대는 ‘에버웬(The Everywhen)’이라 불리는 신들의 사후 세계입니다. 모든 마법이 태어나고 다시 돌아가는 곳, 우리가 알던 영역들보다 한 단계 위에 있는 초월적 공간이라고 설명됩니다. 여기서 페이는 북유럽 신화에 갇히지 않고 이집트의 세크메트, 티베트·몽골 불교 계열의 벡체처럼 서로 다른 문화권의 신들과 부딪칩니다.

갓 오브 워 라우페이 - mystical afterlife realm where gods from different mythologies gather, surreal magical landscape, game envir...

개인적으로는 이 ‘신화 크로스오버’ 설정이 가장 큰 도박이라고 봅니다. 그동안 갓 오브 워는 그리스 편, 북유럽 편처럼 하나의 신화를 깊게 파는 방식으로 성공했는데, 라우페이는 여러 신화를 한 솥에 넣고 끓이겠다고 선언한 거죠. 잘 풀리면 시리즈를 무한 확장할 수 있는 열쇠가 되겠지만, 자칫하면 세계관이 산만해질 수도 있습니다. 발표 영상에서 페이가 젤리처럼 생긴 큐브 생명체와 친구가 되는 장면이 나오는데, 톤이 기존작보다 훨씬 유연해진 느낌이라 이 부분은 직접 플레이해봐야 판단이 설 것 같습니다.

전투는 어떻게 달라졌나

검과 동료 ‘루’

전투는 분명 새롭습니다. 크라토스의 묵직한 도끼·블레이드 대신, 페이는 동료 루(Rue)를 통해 얻은 마법 검을 휘두릅니다. 루는 검 손잡이에 묶인 의식을 가진 리본으로, 말도 하고 전투도 돕습니다(성우 펄리나 라우). 검을 휘두를 때 리본이 길게 뻗어 멀리 있는 적을 견제하는 식인데, 근접과 원거리를 오가는 리듬이 기존 시리즈와는 확실히 다릅니다.

갓 오브 워 라우페이 - dynamic aerial sword combat scene, ribbon-like energy trailing the blade, action game screenshot style

점프의 부활과 공중 전투

가장 반가운 변화는 점프의 부활입니다. 산타모니카는 그리스 시절의 경쾌한 이동과 공중 기동성을 북유럽 편의 세계관·캐릭터 밀도와 결합했다고 밝혔습니다. 실제로 적을 공중으로 띄워 올리고 콤보를 이어가는 장면이 강조됐죠. 직접 써본 건 아니지만 영상만 봐도, 발이 땅에 붙어 있던 크라토스와 달리 페이는 공중을 무대 삼아 싸우는 캐릭터라는 인상이 강했습니다. 이건 작년 파이널 판타지 7 리버스가 액션의 속도감으로 호평받은 흐름과도 비슷하게 느껴집니다.

출시일과 플랫폼, 그리고 크라토스

언제, 어디서 즐길 수 있나

아쉽게도 출시일은 아직 ‘곧(coming soon)’이라는 말뿐입니다. 플랫폼은 PS5로 확정됐고, PC 버전은 발표되지 않았지만 소니의 최근 1군 타이틀이 대부분 시간차를 두고 PC로 넘어온 점을 보면 추후 이식 가능성은 열려 있습니다. 출시 시점에 대해서는 기자 제이슨 슈라이어가 “몇 년씩 남은 건 아니다”, “2028년은 확실히 아니다”라고 언급해, 2027년 전후가 유력하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팬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크라토스의 행방은 어떨까요. 트레일러 후반, 페이가 폭발물로 갇힌 곳을 부수고 나오는 순간 크라토스로 보이는 인물이 잔해 속에서 그녀를 일으켜 세우고는 사라지는 짧은 장면이 있습니다. 이후 크라토스가 이집트 무기를 들고 다시 등장하거나 플레이가 가능해진다는 이야기도 도는데, 아직 공식 확인은 없습니다. 다만 산타모니카는 라우페이 이후 언젠가 크라토스로 돌아올 것이라는 점은 분명히 했습니다. 같은 스테이트 오브 플레이에서 공개된 마블 울버린 소식과 함께, 이번 행사가 PS5 후반기 라인업의 무게중심이었다는 게 확실해졌습니다.

갈린 반응, 그리고 개인적 생각

공개 직후 반응은 곧바로 둘로 갈렸습니다. 게임플레이 완성도와 점프 부활, 배우의 연기를 칭찬하는 쪽이 있는가 하면, 크라토스의 부재와 여러 신화를 섞는 구조에 의문을 던지는 쪽도 있었습니다. 시리즈 원작자 데이비드 재피가 공개적으로 비판한 것도 화제였고, 일부 반발은 작품의 창작 방향보다 여성 주인공이라는 사실 자체를 향한 것이라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솔직히 저는 이 논쟁이 다소 성급하다고 봅니다. 트레일러 한 편으로 시리즈의 명운을 단정하기엔 보여준 게 너무 적으니까요. 다만 한 가지는 분명합니다. 산타모니카는 안전한 길 대신, 익숙한 영웅을 내려놓고 새 주인공·새 전투·새 신화로 갈아타는 모험을 택했습니다. 이건 작년 여러 속편들이 ‘검증된 공식 반복’으로 비판받던 흐름과 정반대 행보죠. 1년 뒤 라우페이가 시리즈의 새로운 기둥이 될지, 아니면 과욕의 사례로 남을지는 결국 출시 후 손에 쥐어봐야 알 수 있을 겁니다. 더 많은 신작 소식이 궁금하다면 서머 게임 페스트 2026 정리도 함께 보시길 권합니다. 라우페이에 대한 여러분의 첫인상은 어떤가요? 댓글로 기대와 우려를 함께 나눠 주세요.

※ 본 글은 2026년 6월 5일 기준 공식 발표와 외신 보도를 바탕으로 작성됐습니다. 출시일·세부 사양은 추후 변경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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