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스X 상장 D-1, 첫날 사는 게 맞을까

스페이스X 상장이 드디어 하루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오늘 밤 미국 장 마감 후 공모가가 최종 확정되고, 한국 시간으로 6월 12일 금요일 밤부터 나스닥에서 티커 SPCX로 첫 거래가 시작됩니다. 공모 규모 750억 달러, 기업가치 약 1조 7,500억 달러. 숫자만 보면 사상 최대 IPO라는 수식어가 전혀 과장이 아닙니다. 그런데 솔직히, 첫날 바로 올라타는 게 맞는지는 좀 따져볼 필요가 있습니다.

스페이스X 상장 일정, 한국 시간으로 정리

스페이스X 상장 일정은 이렇게 진행됩니다. 공모가는 미국 시간 6월 11일 목요일 장 마감 후, 그러니까 한국 시간으로 6월 12일 새벽에 최종 확정됩니다. 회사는 이미 로드쇼에서 주당 135달러 고정 가격을 제시했고, 약 5억 5,560만 주를 팔아 750억 달러를 조달할 계획입니다. 첫 거래는 미국 6월 12일 금요일, 한국 시간으로는 금요일 밤 10시 30분 나스닥 개장 이후입니다.

스페이스X 상장 D-1, 첫날 사는 게 맞을까
(사진: space.com)

다만 한 가지 알아둘 점이 있습니다. 대형 IPO는 개장하자마자 거래가 시작되지 않습니다. 호가를 맞추는 과정이 길어지면 실제 첫 체결은 개장 후 몇 시간이 지난, 한국 시간 자정 전후가 될 가능성이 큽니다. 금요일 밤을 새울 각오가 필요하다는 뜻입니다. 상장 거래소는 나스닥 본장과 나스닥 텍사스 동시 상장으로, 주관사는 골드만삭스가 대표를 맡고 모건스탠리, 뱅크오브아메리카, 씨티, JP모건이 함께합니다.

공모가 135달러, 1.75조 달러의 무게

스페이스X 상장 규모가 어느 정도인지 감을 잡으려면 과거 기록과 비교해보는 게 빠릅니다. 지금까지 역대 최대 IPO였던 사우디 아람코가 2019년에 290억 달러를 조달했고, 미국 시장 최대였던 알리바바가 250억 달러였습니다. 스페이스X는 750억 달러, 알리바바의 세 배입니다. 한 회사의 상장이 아니라 거의 코스피 시가총액의 상당 부분이 하루에 새로 생기는 수준입니다.

기업가치 1조 7,500억 달러는 현재 글로벌 시가총액 상위권 빅테크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숫자입니다. 매출 187억 달러짜리 회사가 이 가격을 받는다는 건, 시장이 지금의 실적이 아니라 스타십과 화성, 그리고 우주 기반 AI 데이터센터라는 미래에 베팅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CNBC 보도에 따르면 일론 머스크는 상장 후에도 82%가 넘는 의결권을 유지합니다. 사실상 머스크의 회사에 지분만 사는 구조라는 점도 기억해둘 부분입니다.

S-1이 보여준 민낯, 스타링크가 다 먹여 살린다

이번 스페이스X 상장 과정에서 가장 흥미로웠던 건 베일에 싸여 있던 재무제표가 처음 공개됐다는 점입니다. 2025년 매출은 187억 달러인데, GAAP 기준 순손실이 49억 달러입니다. 흑자 기업이 아닙니다. 조정 EBITDA는 66억 달러로 양호하지만, 스타십 개발비와 xAI 인수 비용이 이익을 통째로 갉아먹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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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istockphoto.com)

사업부별로 뜯어보면 그림이 명확합니다. 스타링크가 포함된 통신 부문이 매출 114억 달러로 전체의 61%를 차지하고, 영업이익도 44억 달러로 유일하게 돈을 법니다. 가입자는 2023년 230만에서 2025년 890만, 올해 3월 기준 1,030만 명까지 늘었습니다. 반면 발사 사업은 매출 40억 달러를 벌면서 스타십 연구개발에만 30억 달러를 썼고, 인수한 xAI는 매출 32억 달러에 손실이 60억 달러를 넘습니다. 직설적으로 말하면, 스타링크라는 캐시카우 한 마리가 로켓과 AI라는 돈 먹는 하마 두 마리를 먹여 살리는 구조입니다.

한국에서 SPCX 사는 법

국내 투자자가 미국 공모주 청약에 직접 참여하는 건 현실적으로 어렵습니다. 미국 증권사 계좌와 배정 경쟁이라는 벽이 있기 때문입니다. 결국 선택지는 두 가지입니다.

해외주식 계좌로 직접 매수

가장 단순한 방법은 상장 후 국내 증권사 해외주식 계좌에서 SPCX를 검색해 직접 매수하는 것입니다. 키움, 미래에셋, NH, 삼성증권 등 미국 주식을 지원하는 곳이면 어디든 가능합니다. 거래 시간은 한국 기준 밤 10시 30분부터 다음 날 새벽 5시까지입니다.

우주항공 ETF로 간접 투자

두 번째는 우주항공 ETF를 통한 간접 투자입니다. 국내 상장된 우주항공 테마 ETF들이 상장 이후 SPCX를 편입할 가능성이 높아 자금이 미리 몰리고 있습니다. 변동성이 부담스럽다면 이쪽이 훨씬 마음 편한 길입니다. 공모 일정과 회사 공식 정보는 스페이스X 공식 업데이트 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첫날 추격매수, 세 가지 위험

스페이스X 상장 첫날에 시장가로 따라 사는 건 개인적으로 말리고 싶습니다. 이유는 세 가지입니다. 첫째, 유통 물량입니다. 이번에 시장에 풀리는 주식은 전체의 5% 미만으로, 수요가 조금만 몰려도 가격이 튀고 조금만 빠져도 급락하는 구조입니다. 둘째, 위에서 본 것처럼 GAAP 기준으로는 적자 기업입니다. 가격이 미래를 너무 앞서 반영하고 있다는 지적은 로드쇼 기간 내내 나왔습니다.

스페이스X 상장 D-1, 첫날 사는 게 맞을까
(사진: futurism.com)

셋째, 의결권입니다. 머스크가 82% 이상의 의결권을 쥐고 있어서 일반 주주가 경영에 목소리를 낼 방법이 사실상 없습니다. 머스크의 의사결정 한 번에 주가가 출렁였던 테슬라의 역사를 떠올려보면, 이건 장점이자 분명한 리스크입니다. 작년 이맘때를 돌아보면 대형 IPO 첫날 고점에 산 투자자 상당수가 한동안 마음고생을 했다는 점도 참고할 만합니다.

내 생각: 축제는 즐기되, 지갑은 천천히

제 예상으로는 첫날 주가가 공모가를 크게 웃돌며 화려하게 출발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만한 화제성에 유통 물량까지 적으니 수급상 그렇게 흘러가기 쉽습니다. 하지만 진짜 승부는 락업이 풀리고 분기 실적이 두어 번 나온 뒤라고 봅니다. 스타링크 가입자 증가세가 유지되는지, xAI 손실이 줄어드는지를 확인하고 들어가도 늦지 않습니다.

흥미로운 건 올해 IPO 시장의 흐름입니다. 지난주 스페이스X 상장 로드쇼 분석에서 다뤘듯 135달러 고정가 전략 자체가 이례적이었고, 오픈AI앤트로픽까지 조 단위 상장 대기열에 서 있습니다. 1년 뒤에는 시가총액 상위 10개 중 절반이 최근 2년 내 상장한 AI·우주 기업으로 채워져 있을 것 같다는 게 제 전망입니다. 그 출발선이 바로 내일 밤입니다.

이 글은 정보 제공 목적이며 특정 종목의 매수·매도 추천이 아닙니다. 투자 판단과 책임은 본인에게 있으며, 중요한 결정 전에는 금융 전문가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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